“지수가 10% 오르면 2배 ETF는 20% 오른다.”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하루는 맞지만 여러 날은 틀립니다. 그리고 이 차이는 감이 아니라 수학입니다.
‘2배’는 하루 기준이다
레버리지 ETF의 상품 설명에는 “기초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라고 적혀 있습니다. 핵심은 일간입니다. 매일 장이 끝나면 다음 날 다시 2배를 맞추기 위해 편입 비중을 조정합니다. 이 과정이 매일 반복되면서, 여러 날 누적 수익률은 ‘지수 누적 수익률의 2배’와 달라집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게 된다
지수가 이틀 동안 +10% 뒤 −9.09% 움직였다고 해 봅시다. 지수는 정확히 제자리입니다 (100 → 110 → 100).
| 1일차 | 2일차 | 결과 | |
|---|---|---|---|
| 지수 | +10% | −9.09% | 100 → 100 (제자리) |
| 2배 ETF | +20% | −18.18% | 100 → 98.2 (−1.8%) |
지수는 본전인데 2배 ETF는 1.8% 손실입니다. 계산해 보면 100 × 1.20 = 120, 120 × (1 − 0.1818) = 98.2입니다. 누가 수수료를 떼서가 아니라, 오르내림이 반복되는 것만으로 생기는 손실입니다.
이 현상을 변동성 손실(volatility decay)이라고 부릅니다. 지수가 오르락내리락할수록, 기간이 길수록 격차가 커집니다. 인버스(−1배)와 곱버스(−2배)도 같은 원리로 어긋나며, 방향까지 반대라 체감이 더 큽니다.
실제 상품에서도 그렇게 되나 2026-08-19 기준 · 순자산가치(NAV) 누적
앞의 이틀짜리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계산입니다. 실제 상장 상품은 어떨까요. 저희가 공개 시세로 계산해 둔 누적 수익률(약 754 거래일 구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 상품 | 구간 | ETF 누적 | 기초지수 누적 |
|---|---|---|---|
|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2배) | 3년 | −40.78% | +1.89% |
|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2배) | 1년 | −17.23% | +7.70% |
| KODEX 레버리지 (2배) | 3년 | +510.96% | +208.33% |
| KODEX 200선물인버스2X (−2배) | 1년 | −93.43% | +135.01% |
첫 줄이 이 글의 요지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3년 동안 기초지수는 +1.89%로 사실상 제자리였는데 2배 상품은 −40.78%였습니다. 1년 구간에서도 지수는 +7.70%인데 상품은 −17.23%로 부호까지 반대였습니다. 지수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동안 매일 배율을 다시 맞추는 과정에서 자산이 깎였기 때문입니다. 수수료로 설명되는 크기가 아닙니다.
반대 사례도 같은 표에 있습니다. KODEX 레버리지는 3년 동안 기초지수가 +208.33% 오르는 한 방향 추세장을 만나 +510.96%가 됐습니다. 단순히 2배로 계산한 값(+416.7%)보다도 큽니다. 매일 불어난 자산에 다시 2배를 걸기 때문에 추세가 이어지면 복리가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그래서 “레버리지는 무조건 손해”는 틀린 요약이고, “방향이 자주 바뀌면 깎이고, 한 방향이면 부풀어 오른다”가 정확한 설명입니다. 어느 쪽이 올지 미리 알 수 없다는 것이 이 상품의 성격 그 자체입니다.
위 수치는 저희가 종목 페이지에서 ‘초과수익률’이라는 이름으로는 표시하지 않는 값입니다. 일간 추종 상품에 그 라벨을 붙이면 “운용을 잘못해서 벌어진 차이”로 읽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격차 자체가 설명 대상이라 원 수치를 인용했습니다.
흔들림의 크기는 2배지만, 낙폭은 2배가 아니다
같은 날 기준으로 연환산 변동성을 계산하면 KODEX 200이 56.29, KODEX 레버리지가 113.2입니다. 변동성은 거의 정확히 2배로 나옵니다. 그런데 구간 최대낙폭(고점 대비 최대 하락률)은 −41.03% 대 −68.68%로 2배보다 훨씬 크게 벌어집니다. 손실은 이미 줄어든 원금 위에서 다시 계산되기 때문에, 배율이 커질수록 회복에 필요한 상승률이 가파르게 늘어납니다.
−2배 상품에서는 이 비대칭이 극단으로 갑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구간 최대낙폭은 −95.38%였습니다. 50% 하락은 100% 올라야 본전이지만, 95% 하락은 20배가 올라야 본전입니다. “하락 국면에 대응하는 상품”이라는 한 줄 설명만 듣고 오래 들고 있으면 이 산수를 만나게 됩니다. 같은 −2배 상품의 1년 누적이 −93.43%였다는 표의 숫자도 여기서 나옵니다.
비용 — 총보수 숫자만 보면 절반만 본 것
운용사 공식 자료 기준으로 KODEX 200의 총보수는 연 0.15%, KODEX 레버리지는 연 0.64%입니다. 같은 코스피200을 따라가는데 보수가 4배 넘게 차이 납니다. 매일 선물 비중을 다시 맞추는 운용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정작 큰 항목은 표에 잘 안 보이는 증권거래비용입니다. 예를 들어 KODEX 반도체레버리지는 총보수 0.49%, 실제부담비용률(TER) 0.5354%인데 증권거래비용이 1.1033%로 따로 잡혀 있습니다(직전 회계연도, 운용사 공시). 보수보다 매매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돈이 더 큰 셈입니다. 일간 재조정이 잦을수록 이 항목이 커집니다. 비용 항목이 각각 무엇을 뜻하는지는 ETF 보수·비용 편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자리
2026-08-19 기준 국내 상장 ETF 1,141종목 가운데 배율이 1배가 아닌 상품은 103종목입니다. 2배가 62종목, −1배 인버스가 31종목, −2배가 10종목입니다. 순자산 합계로는 약 28.4조원으로, 전체 ETF 순자산 약 455.5조원의 6.2%에 해당합니다.
종목 수로는 9%가 채 안 되지만 개별 상품 단위의 덩치는 작지 않습니다. KODEX 레버리지 한 종목의 순자산이 약 6.0조원이고, 최근에는 지수가 아니라 개별 종목 하나를 2배로 따라가는 상품이 여럿 생겨 순자산 규모가 큰 축에 들어와 있습니다. 개별 종목을 기초로 삼으면 기초자산의 변동성이 지수보다 크기 때문에, 같은 2배라도 여러 날 누적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집니다. 배율이 같아도 기초자산이 무엇이냐에 따라 위험의 크기가 달라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떤 성격의 상품인가
- 단기 대응용으로 설계된 상품입니다. 며칠 안쪽의 방향성 대응에는 설계대로 작동하지만, 몇 달·몇 년 보유하면 “지수 대비 몇 배”라는 직관이 무너집니다.
- 추세가 한 방향으로 강하면 오히려 2배 이상 벌 수도 있습니다. 복리가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방향이 자주 바뀌는 구간입니다.
- 보수도 일반 ETF보다 높은 편입니다. 매일 비중을 조정하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저희 ETF 페이지에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장기 초과수익률과 추적오차를 표시하지 않습니다. 일간 추종 구조라 장기 비교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 이유를 페이지에 적어 둡니다.
확인하면 좋은 것
- 배율과 방향 — 2배인지 −1배인지 −2배인지. 이름만으로는 헷갈리기 쉽습니다.
- 기초지수 — 무엇을 따라가는지. 같은 ‘레버리지’라도 기초지수가 다르면 전혀 다른 상품입니다.
- 총보수와 실제부담비용률 — 표기된 총보수 외에 기타비용·매매수수료가 더해집니다.
- 거래대금 — 거래가 적으면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기 어렵습니다.
각 ETF의 배율·기초지수·보수·괴리율은 ETF 목록의 개별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주 보는 오해 세 가지
- “1년에 지수가 20% 올랐으니 2배 상품은 40%”
상품 설명서에 적힌 2배는 하루 기준이고, 여러 날 누적에는 어떤 배수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앞 표의 3년 +510.96%(2배보다 큼)와 1년 −17.23%(지수는 플러스)가 같은 규칙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 “많이 떨어졌으니 이제 덜 위험하다”
배율을 매일 다시 맞추기 때문에 상품은 하루가 지나면 새 기준가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과거에 얼마나 빠졌는지는 앞으로의 감쇠 폭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낙폭이 컸다는 건 그 구간의 변동성이 컸다는 뜻이라, 감쇠가 계속될 조건에 가깝습니다. - “괴리율이 작으니 잘 따라간다는 뜻”
괴리율은 시장가격이 순자산가치(NAV)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재는 값입니다. 기초지수를 배율대로 따라갔는지와는 다른 이야기라, 괴리율이 0에 가까워도 여러 날 누적은 얼마든지 어긋납니다. 두 개념의 차이는 NAV와 괴리율 편에서 다룹니다.
이 글에 나온 순자산가치·기초지수 누적 수익률·변동성·최대낙폭은 모두 공개 시세로 저희가 직접 계산한 값이며, 산출 규칙은 분석 방법론에 있습니다. ‘배율’, ‘괴리율’, ‘총보수’ 같은 용어의 정의는 용어 사전에 정리돼 있습니다.
본 글은 공개 데이터를 정리한 정보 제공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자문이 아닙니다. 언급된 종목은 설명을 위한 예시일 뿐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공시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본인 책임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데이터 출처
이 글의 수치는 금융위원회 주식시세정보·OpenDART·한국거래소 공개 데이터를 자체 전수 집계한 것입니다(계산식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