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정 PER은 이미 끝난 실적으로 계산합니다. 예측 PER은 올해 예상 이익으로 계산합니다. 두 숫자의 차이는 시장과 회사가 올해 이익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443종목에서 이 차이를 재 봤습니다.

1. 대부분 예측이 더 낮다

443종목두 값 모두 계산 가능
83.3%예측 < 확정
−24.9%차이 중앙값

예측 PER이 확정 PER보다 낮다는 건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본다는 뜻입니다. 분모(이익)가 커지면 배수는 작아지니까요. 열 곳 중 여덟 곳이 그렇고, 중앙값으로 약 25% 낮습니다.

2026-08 하순 재집계에서도 그림은 같았습니다 — 443종목 중 개선 쪽이 367곳(82.8%), 악화 쪽이 76곳, 차이의 중앙값은 −22.1%였습니다. 사분위까지 펼치면 1사분위 −45.1%, 3사분위 −8.9%, 하위 10%는 −65.1%, 상위 10%는 +12.2%입니다. 92곳은 예측 PER이 확정 PER의 절반 이하였습니다.

2. 이 숫자를 낙관으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

표본이 치우쳐 있습니다. 443종목은 예측 이익을 계산할 근거가 있는 종목입니다. 회사가 전망을 제시했거나, 반기 실적이 뚜렷하게 개선돼 연간 추정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익이 급감 중이거나 예측이 어려운 회사는 애초에 이 표본에 안 들어옵니다. 개선되는 회사가 표본에 더 잘 잡히는 구조입니다.

바닥에서 출발하면 개선폭이 큽니다. 작년 이익이 유난히 나빴다면 올해는 조금만 회복해도 증가율이 커 보입니다. 확정 PER이 높았던 만큼 예측 PER이 크게 낮아지는 것이지, 회사가 잘하고 있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극단값이 평균을 망가뜨립니다. 재집계 표본에는 확정 PER이 수백 배인 종목이 섞여 있습니다. 작년 이익이 거의 0에 가까웠다는 뜻인데, 이런 종목은 올해 이익이 조금만 정상화돼도 차이가 −90%대로 찍힙니다. 예컨대 확정 271배가 예측 11배가 되면 −96%입니다. 이런 값이 몇 개만 있어도 평균은 무너지므로, 저희는 이 글의 모든 요약에 중앙값을 씁니다.

예측은 검증되지 않은 추정입니다. 저희는 예측 지표에 추정 표시를 붙이고, 근거(회사 공시 전망인지, 반기 실적 기반 계산인지)를 함께 적습니다. 확정 실적과 같은 무게로 놓으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3. 그 '예측'은 누가 만든 숫자인가

가장 중요한 확인 지점입니다. 재집계 443종목의 예측 근거를 세어 보면 이렇습니다.

근거종목 수
자체 추정(확정 분기 실적 + 업황 조건)398곳
DART 계절성 근사치35곳
회사 공식 전망8곳
기업 IR 자료2곳

즉 443곳 중 회사가 직접 숫자를 제시한 경우는 10곳뿐이고, 나머지 433곳은 저희가 공시된 확정 실적 위에 조건을 얹어 계산한 값입니다. 한국 상장사는 연간 실적 전망을 공시하는 관행이 약해서, '예측'이라는 말이 붙어도 대부분은 증권사 컨센서스도, 회사 가이던스도 아닌 자체 산출값입니다.

'DART 계절성 근사치' 35곳은 근거가 가장 약한 축입니다. 분기별 실적이 계절에 따라 일정하게 반복된다고 보고 연간으로 늘린 값이라, 사업 구조가 바뀌는 중인 회사에서는 크게 빗나갑니다. 그래서 화면에도 이 사실을 그대로 적어 둡니다. 계산 절차와 그 한계는 예측 PER이란 무엇인가와 분석 방법론에 있습니다.

4. 확정과 예측을 함께 읽는 법

두 값의 간격이 크면 이유를 찾습니다. 확정 20배, 예측 8배라면 올해 이익이 두 배 넘게 늘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무엇이 그렇게 늘리는지 — 신제품인지, 가격 인상인지, 작년 일회성 손실의 소멸인지 — 가 확인되지 않으면 그 예측은 근거가 약합니다.

규모가 큰 종목에서도 간격은 작지 않습니다. 재집계 스냅샷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확정 PER 32.7배·예측 PER 5.0배, SK하이닉스는 24.9배·4.4배였습니다. 두 회사 모두 여섯 배 안팎의 간격입니다. 이 숫자를 만나면 곧바로 결론으로 가는 대신, 바로 위 문단의 질문 — 무엇이 이익을 그만큼 늘리는가 — 을 공시로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반대 방향도 봅니다. 예측 PER이 확정보다 높은 76곳(재집계)은 올해 이익이 줄 것으로 보는 경우입니다. 사이클 고점을 지난 업종에서 자주 나타납니다. 확정 PER만 보면 싸 보이는데 예측을 보면 그렇지 않은 전형적인 상황입니다. 실제로 확정 4배대가 예측 7배대로 올라가는 사례가 있는데, 이때 확정 4배는 작년 이익이 유난히 좋았다는 기록일 뿐입니다.

분기 흐름으로 검산합니다. 올해 이익이 는다면 이미 나온 분기 실적에 흔적이 있어야 합니다. 상반기가 작년과 비슷한데 연간 전망만 크게 늘어 있다면 하반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셈입니다. 확정 실적이 어떤 기간을 묶은 숫자인지는 최근 4개 분기 합산(TTM)이란에 정리돼 있습니다.

5. 업종으로 묶어 말할 수 없는 이유

개선 쪽 367곳을 업종별로 세면 화학 29곳, 제약·바이오 26곳, 기계·장비 22곳, 지주 17곳, 도매 14곳 순입니다. 그런데 악화 쪽 76곳을 세어 봐도 기계·장비 6곳, 제약·바이오 5곳, 전기장비 4곳으로 같은 업종 이름이 다시 나옵니다.

업종 규모가 크면 양쪽 목록에 모두 오르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래서 "올해는 기계·장비가 좋다" 같은 문장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같은 업종 안에서도 전방 고객·제품 구성·수주 시점에 따라 방향이 갈립니다. 업종 단위 요약이 왜 위험한지는 업종별 PER 중앙값 6.2배에서 60.9배까지에서 분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리

본 글은 공개 데이터를 정리한 정보 제공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자문이 아닙니다. 언급된 종목은 설명을 위한 예시일 뿐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공시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본인 책임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데이터 출처

이 글의 수치는 금융위원회 주식시세정보·OpenDART·한국거래소 공개 데이터를 자체 전수 집계한 것입니다(계산식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