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은 보통 작년에 확정된 이익으로 계산합니다. 이익이 완만하게 움직이는 회사라면 그래도 됩니다. 문제는 이익이 급하게 방향을 트는 회사입니다. 작년에 적자였다가 올해 크게 흑자로 도는 회사는 확정 PER이 아예 성립하지 않거나 말도 안 되게 높게 나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올해 예상 순이익 기준의 예측 PER을 따로 산출합니다. 이번에는 두 값이 모두 있는 443종목에서 예측 PER이 확정 PER 대비 몇 % 다른지를 업종별 중앙값으로 집계했습니다. 값이 마이너스면 예측 PER이 더 낮다는 뜻, 즉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늘어날 것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1. 업종별 괴리 중앙값
| 업종 | 예측 PER − 확정 PER | 표본 |
|---|---|---|
| 반도체·IT부품 | −44.7% | 67 |
| 게임·엔터·콘텐츠 | −30.7% | 14 |
| 조선·기계·방산·전력기기 | −27.3% | 52 |
| 지주회사 | −26.4% | 33 |
| 유통·소비재·음식료 | −25.2% | 67 |
| 화학·정유·철강·소재 | −24.6% | 43 |
| 건설·건자재 | −21.1% | 21 |
| 바이오·제약 | −19.4% | 38 |
두 값이 모두 산출되는 종목만 비교했습니다. 적자라 확정 PER이 성립하지 않는 종목은 애초에 표에 들어오지 않으므로, 실제 괴리는 이 표보다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전체 분포 — 다섯 중 넷은 개선 쪽
업종 표와 별개로, 2026-08-19 종가 스냅샷에서 다시 세어 본 전체 분포입니다. 예측 PER이 산출되는 종목은 472곳이고, 그중 확정 PER과 짝이 맞아 비교 가능한 것이 443곳입니다. 나머지 29곳은 작년이 순손실이라 확정 PER 자체가 없습니다. 괴리를 계산조차 할 수 없는 이 29곳이야말로 확정 PER의 한계를 가장 잘 보여 주는 표본입니다.
사분위로 보면 1사분위 −45.1%, 3사분위 −8.9%입니다. 절반의 종목이 이 사이에 들어옵니다. 다시 말해 작년 확정 PER은 대부분의 종목에서 올해 예상 이익 기준보다 10~45% 높게 나옵니다. 이익이 늘어나는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산은 단순합니다. 시가총액 10조원인 회사의 작년 확정 순이익이 3,000억원이면 확정 PER은 33배입니다. 올해 예상 순이익이 2조원이라면 같은 주가에서 예측 PER은 5배가 됩니다. 주가는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배수만 6분의 1로 줄어드는 셈입니다.
3. 개별 종목에서는 어떻게 벌어지나
아래는 괴리의 폭을 보여 주기 위한 사례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의견이 아닙니다. 모두 2026-08-19 종가와 각 종목 페이지에 표시된 값 기준입니다.
| 사례 | 확정 PER | 예측 PER | 차이 |
|---|---|---|---|
| 삼성전자 | 32.7배 | 5.0배 | −84.6% |
| SK하이닉스 | 24.9배 | 4.4배 | −82.3% |
| HD한국조선해양 | 12.0배 | 6.2배 | −48.2% |
| 한화오션 | 21.7배 | 12.3배 | −43.2% |
| NAVER | 16.7배 | 16.2배 | −3.1% |
| 현대차 | 9.0배 | 9.7배 | +8.6% |
| 에스엠 | 4.8배 | 11.1배 | +131.5% |
위쪽 네 곳은 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국면이라 확정 PER이 실제보다 비싸게 보이는 사례입니다. 반면 NAVER처럼 이익이 완만한 회사는 두 값이 거의 같습니다. 이런 회사에서는 확정 PER만 봐도 큰 무리가 없습니다.
주목할 것은 아래 두 줄입니다. 예측 PER이 확정 PER보다 높은 종목이 76곳,
그중 20% 넘게 높은 곳이 33곳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대개 둘 중 하나입니다.
작년 이익에 자산 매각·평가이익 같은 일회성이 섞여 있었거나,
올해 이익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본 경우입니다.
괴리가 마이너스인 쪽만 보고 예측 PER은 늘 더 낮다
고 외우면 이 76곳에서 정반대로 읽게 됩니다.
4. 반도체가 유독 큰 이유
반도체·IT부품의 −44.7%는 다른 업종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D램·낸드 가격 사이클을 타기 때문에, 같은 회사가 한 해는 적자, 다음 해는 사상 최대 이익을 내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이 구간에서 작년 확정 PER만 보면 실제보다 훨씬 비싸 보입니다. 반대로 사이클 정점에서는 확정 PER이 낮게 나와 싸 보이는 착시가 생깁니다. 사이클 산업에서 확정 PER이 오히려 반대 신호를 주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메모리 반도체 종목에 PBR을 먼저 보여 주고 예측 PER을 함께 붙입니다. 자산 대비 위치로 사이클을 가늠하고, 이익 대비 위치로 회복 정도를 확인하라는 뜻입니다. 한쪽만 보면 반대로 읽힙니다.
5. 예측 PER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예측 PER의 분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이익입니다. 저희 추정도 예외가 아니며, 각 종목 페이지에는 산출 근거를 회사 공식 전망 / 자체 추정 / 확인 불가로 구분해 표기합니다.
- 회사 공식 전망 — 회사가 공시나 IR 자료로 직접 제시한 목표를 쓴 경우입니다. 가장 단단합니다.
- 자체 추정 — 공식 전망이 없을 때 확정된 분기 실적을 쌓아 올려 만든 값입니다. 미검증 추정치이며 빗나갈 수 있습니다.
- 확인 불가 — 근거가 부족하면 억지로 숫자를 만들지 않고 비워 둡니다.
그 구성을 그대로 밝히면 이렇습니다. 예측 PER이 붙어 있는 472곳 가운데 회사가 직접 낸 수치를 근거로 한 경우는 12곳(회사 공식 전망 9·기업 IR 2·공시 1)뿐이고, 425곳은 자체 추정, 35곳은 확정 실적에 계절성을 얹은 근사치입니다(2026-08-19 스냅샷 기준). 대부분이 저희 추정이라는 뜻이며, 그래서 종목 페이지에도 근거 구분을 숨기지 않고 함께 적습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실 것이 있습니다. 예측 PER은 리서치 시점의 예상 순이익을 고정해 두고 시가총액 변화만 반영해 갱신합니다. 주가가 20% 내리면 예측 PER도 대체로 20% 내려갑니다. 즉 이 배수가 낮아졌다고 해서 이익 전망이 좋아진 것은 아닙니다. 이익 전망 자체가 바뀌려면 새 실적 공시나 재리서치가 있어야 합니다. 예측 PER이 실제로 개선된 종목을 따로 모아 보는 방법은 예측 PER이 개선되는 종목에 정리했습니다.
추정 절차와 그 한계는 예측 PER이란 무엇인가, PER 자체의 정의는 PER 기초와 용어 사전, 계산식 전문은 분석 방법론에 적어 두었습니다.
본 글은 공개 데이터를 정리한 정보 제공 자료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나 투자자문이 아닙니다. 언급된 종목은 설명을 위한 예시일 뿐 추천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공시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본인 책임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데이터 출처
이 글의 수치는 금융위원회 주식시세정보·OpenDART·한국거래소 공개 데이터를 자체 전수 집계한 것입니다(계산식 공개).